목포 일병 실족사가 탈영? 뒤바뀐 군의 발표… 뒤늦게 선임병 탓

입력 2015-01-29 06:05

실족사한 이등병이 선임병의 거짓 진술로 ‘탈영병’이라는 오명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만 나면 ‘탈영병’ 혹은 ‘자살’이라고 발표하는 군 당국에 대해 국민들은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군 수사당국은 지난 16일 실종됐다가 23일 목포시 북항 인근 바닷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 일병의 선임병이 이 일병의 실종 당시 차량에서 자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재조사 과정에서 선임병이 ‘근무 태만으로 처벌받을 게 두려워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군은 이 일병이 실종된 직후 이 일병이 탈영한 것으로 보고 대간첩작전 최고 경계단계인 ‘진돗개 하나’까지 발령했다. 매일 25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경찰과 합동으로 수색작전까지 펼쳤다. 이 일병이 화장실에 간다고 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는 선임병의 거짓 진술에 따른 조치였다. 군이 섣불리 탈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바람에 이 일병의 가족은 탈영병의 가족이라는 오명을 감수해야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 일병은 포상휴가가 예정돼 있었고 평소 군 생활에 불만이 없었는데도 탈영했다고 밝혀 국민에게는 공포심을, 이 일병 가족에게는 죄책감을 강요했다”며 “이 일병은 화장실을 가다 실족해 사고사한 것으로 최종 판결됐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