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라인업 확정...판세는 오리무중

입력 2015-01-28 19:57

‘이주영 대 유승민’으로 굳혀진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라인업이 28일 확정됐다. 영남 출신 두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수도권 중진의원을 ‘모셔 오면서’ 5일 앞둔 선거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부산·경남(PK) 4선의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홍문종(3선·의정부을) 의원과 손을 잡았다. 대구·경북(TK) 유승민 의원은 이례적으로 자신보다 선수가 하나 높은 원유철(4선·평택갑) 의원과 짝을 이뤘다.

둘 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역할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색깔은 상당히 다르다. 이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주류인 홍 의원과 함께 친박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 의원은 계파를 아울러 원만한 원 의원과 호흡을 맞추게 돼 안정감을 더한 것으로 평가됐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임하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의원 측 러닝메이트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열기를 모아 전국 정당으로 다시 도약하는 새누리당을 만들고 대선의 도약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일찌감치 이 의원의 ‘러브콜’을 받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은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어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의원들은 계파 모임이 아닌 민생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또 “유승민과 원유철 조합이야말로 당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 26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원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까지 찾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원내대표직에 네 번째 도전하는 이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뿐 아니라 당내 신망도 얻었다. 유 의원은 “제법 많은 고정표를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내대표였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예상 밖으로 빨리 차출된 만큼 먼저 뛴 자신이 유리한 데다 변화를 원하는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친박 대 비박’ 구도를 이룬 이번 경선에서 두 후보는 각각 자신의 약점을 만회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주류 측 표심을 의식한 듯 “박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할 말을 못한 적이 없고 해야 할 말을 안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저는 친박이라는 말이 생겼을 때부터 친박”이라며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모습이었다.

실제 박심이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한 데다 국회의장, 당 대표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