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영국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리트비넨코의 아내 마리아의 변호인 벤 에머슨이 2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범죄 조직과의 관계를 숨기려고 리트비넨코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런던 고등법원에서 열린 ‘리트비넨코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에머슨은 “리트비넨코는 끔찍한 정치적 암살의 희생자이며 푸틴 대통령은 국가 원수의 옷을 입고 있는 범죄자”라고 비난했다. 리트비넨코의 변호인 로빈 탐은 “리트비넨코가 마신 방사성 독극물의 흔적을 추적한 결과 용의자로 지목된 러시아 전직 정보요원 2명이 사용한 사무실과 호텔, 비행기에서 독극물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앞서 리트비넨코의 육성녹음 자료가 최근 분석된 뒤에도 테러단체 알카에다에 무기를 공급한 우크라이나 무기판매상과 푸틴 대통령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었다.
2000년 망명해 영국 국적을 얻은 리트비넨코는 2006년 전직 KGB 요원들을 만나 차를 마시고 귀가한 뒤 숨졌다. 체내에서 ‘폴로니엄-210’이라는 방사성 독극물이 발견됐으나 공식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진상규명 요구가 계속되자 지난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규명 작업을 벌여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KGB요원 의문사 배후는 푸틴? “범죄 조직과의 관계 감추려 살해” 주장 잇따라
입력 2015-01-28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