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시안컵 축구] 호주, 압박-공중볼 다툼 능하지만 약한 수비가 약점

입력 2015-01-28 15:50 수정 2015-01-29 17:18

거칠기만 했던 과거의 ‘사커루’가 아니다. 2015 호주 아시안컵 개최국 호주는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압박은 위력적이고 높이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수비가 약하고,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도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앞두고 필승 작전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전방 압박과 공중볼을 경계하라=호주는 전방 압박에 능하다. 팀 케이힐 등 공격수들은 전방에서부터 상대가 공을 소유하면 순간적으로 압박해 공을 빼앗는다. 상대 선수들이 전방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을 옆으로 빼면 이번엔 미드필더들이 달라붙어 압박을 가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4강전에서 호주의 압박에 막혀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한국도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방 압박에 시달리며 몇 차례 공을 빼앗겼다. 호주의 전방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 곧바로 역습을 당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신장이 좋은 호주 선수들은 제공권 싸움도 잘한다. 공이 뜨면 캥거루처럼 뛰어올라 헤딩슛을 날린다. UAE전 전반 2분여 만에 나온 결승골은 인상적이었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마시모 루옹고가 볼을 올리자 트렌트 세인즈버리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역시 케이힐이다. 케이힐은 키가 178㎝로 작은 편이지만 수비를 제압하고 타이밍을 맞추는 능력은 수준급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골 맛을 본 호주 선수가 10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케이힐이 3골로 호주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축구 대표팀 감독은 27일 아랍에미리트와의 준결승에서 승리한 뒤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고, 이는 선전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발이 둔한 호주 수비를 흔들어라=호주의 약점은 약한 수비다. UAE전에 출전한 두 풀백 제이슨 데이비슨과 이반 프라니치는 발이 느리다. 특히 왼쪽 풀백 데이비슨은 UAE전에서도 상대 선수를 따라잡지 못해 몇 차례 돌파를 허용했다. 호주는 UAE전에서 오른쪽 풀백 프라니치가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비상이 걸렸다. 프라니치는 준결승전까지 5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주전이다. 프라니치는 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중앙 수비수인 트렌트 세인스버리와 매튜 스피라노비치는 각각 키가 184㎝, 193㎝로 공중볼 다툼엔 능하지만 발기술은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상대 팀들은 변칙 공격을 자주 시도했다. 쿠웨이트는 1차전에서 짧은 코너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호주의 약점은 또 있다.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UAE전 후반에 호주 선수들은 움직임이 둔해졌다. 그러자 UAE 선수들은 호주 진영으로 침투해 만회골을 노렸다. 밀리건과 케이힐, 크루스 등 주전들은 후반 체력이 떨어지자 벤치로 물러났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호주 선발들을 빨리 지키게 해 그라운드 밖으로 내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는 전술로 보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