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오스는 지난 27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올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앤디 머레이(28·영국)에게 0대 3으로 완패했다.
문제의 상황은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벌어졌다. 키리오스는 실수를 범하고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라켓을 바닥으로 던졌다. 호주오픈에서는 선수가 라켓을 집어던지거나 부러뜨리면 규정 위반으로 실점한다.
머레이는 키리오스의 행동을 지적하며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머레이는 경기를 마치고 “이와 관련한 규정이 있는지 모겠지만 지난 3∼4년간 라켓을 파손하고 경고를 받지 않은 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나도 라켓을 부러뜨리고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머레이가 패배했을 경우 키리오스의 행동은 물론 실점 처리를 하지 않은 심판까지 논란에 휩싸일 수 있었다.
키리오스는 1995년 4월생이다. 호주 나이로는 10대다. 장내에서 엉뚱한 행동으로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타플레이어다. 쉽게 넘어온 공을 어렵게 쳐내 관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들은 논란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키리오스는 이 경기의 3세트에서 공을 높게 띄워 넘긴 뒤 장난스럽게 네트로 바짝 붙어 스매시를 곧바로 튕겨내려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머레이가 다른 방향으로 스매시하면서 실점하자 키리오스는 언짢다는 듯한 동작으로 조롱했다. 지난 25일 안드레아스 세피(31·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는 실점하자 관중석을 향해 “그 망할 휴대전화를 끄라”고 고함을 질렀다.
SNS에서는 키리오스를 향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호주오픈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집계하고 있는 출전선수별 관련 트윗에서 키리오스에 대한 네티즌들의 발언은 오후 2시 현재 7만4000건이다. 정상급 스타플레이어인 라파엘 나달(29·스페인·12만8000건)에 이어 2위다.
머레이는 “키리오스가 스스로 실망해 가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다. 하지만 누구든 19세에는 그렇게 한다”며 어린 후배를 감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닉 키리오스의 엉뚱한 행동 영상보기(호주오픈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