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누명을 쓰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무죄가 판명된 사례가 지난해 역대 최다인 125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언론은 27일(현지시간) 미시간대 법대가 펴낸 ‘미국 무죄 석방 현황’ 2014년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125명의 범죄 용의자가 판결 오류를 확인받고 무죄 석방됐다며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전했다.
1989년 사례 추적이 시작된 후 한 해 100건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2013년 91건에 비해서도 37%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새뮤얼 그로스 교수는 “검찰이 무죄 주장 사례를 재조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수사에 오류가 지적된 경우 검증을 거쳐 인정한 노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용의자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검찰 재조사를 거쳐 무죄 석방된 사례는 텍사스주가 39건으로 가장 많았고 뉴욕주 17건, 일리노이주와 미시간주 각 7건 등이었다.
특히 휴스턴을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해리스 카운티에서는 무려 33명이 약물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무죄가 증명돼 방면됐다.
그로스 교수는 “재판 전 구금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과 장기 복역에 대한 공포가 허위 자백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는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39년간 복역한 뒤 무죄 석방된 오하이오주 리키 잭슨(57)도 포함돼 있다. 잭슨은 증인이 범죄 현장을 목격한 사실이 없다고 고백하면서 지난해 11월 자유의 몸이 됐다.
또 미국 사법당국이 1982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악명높은 복수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사형 집행하기 직전, ‘진범’이라며 잡아들였던 앨스토리 사이먼(64)이 수감 15년인 지난해 10월 무죄 석방되기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美 유죄판결 후 무죄 판명, 작년 125건으로 역대 최다
입력 2015-01-28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