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이 영상은 28일 오전 기준 13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얻었습니다. 동영상 조회수는 무려 2700만회를 돌파했죠.
영상은 한 남성이 다리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다리 위로 오르려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내려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입니다. 남성은 알록달록한 스웨터에 면바지를 입었고 장갑조차 끼지 않았습니다. 다리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
다리의 높이는 남자의 키의 3~4배 정도입니다. 남성은 발을 디딜 수 있는 공간까지 내려간 후 기둥 끝에 매달렸다가 착지합니다. 그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신발 끈을 단단히 고쳐 매더니 얕은 강물을 큰 보폭으로 건너갑니다. 하천 가장자리에 도착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갈 곳을 잃은 강아지였습니다.
남자가 다가가자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달려옵니다. 어쩌다 그런 곳에 갇힌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남자는 다정한 손길로 강아지를 어루만진 뒤 강아지를 안고서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기둥은 여전히 높고, 손으로 잡고 올라갈 만한 장치도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다리 위에 있던 또 다른 시민의 도움을 받아 강아지는 무사히 구출되는데요. 남자가 탈출하는 데는 그보다 한참의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시민 2명이 힘을 합치고서야 남자는 다리 위로 올라올 수 있었죠. 남성과 시민들이 가벼운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은 절로 미소를 번지게 합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 네티즌들도 수많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이 남자에게 축복을 보냅니다.” “정말 놀랍네요.” “맞아요. 영웅은 어디에나 있죠.” 전 세계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엄지손’을 치켜들었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세르비아 니스에 살고 있는 사샤 패식(Sasha Pasic)입니다. 세르비아 남부 도시인 니스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죠. ‘어쩐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네요.
패식은 그동안 혼자 힘으로 450마리의 개를 구조했습니다. 유기견 수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위기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지역단체에서 강아지들을 내쫓으려 했거든요. 이를 반대하는 SNS 캠페인이 일어나면서 패식은 보호소를 지킬 수 있었지만 하루빨리 새 터전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영웅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하지만 영웅도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죠. 패식과 그의 가족들이 꼭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길 바랍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