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4시간 내 요르단에 수감된 여성 테러범인 사지다 알리샤위(45)를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로 잡고 있는 일본인 1명과 요르단인 조종사 1명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알자지라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지다 알리샤위는 2005년 요르단 암만 호텔 테러를 기도한 범인으로 IS가 일본인 인질과 교환을 요구한 수감자다.
IS는 이날 오후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고토 겐지가 가족과 일본 정부에 보내는 두 번째 공개 메시지’란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의 1분50초짜리 영어 음성 파일을 게시했다. 음성 파일과 함께 공개된 사진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가 지난달 전투기 추락으로 IS에 잡힌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로 보이는 작은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 게시물에 나오는 목소리는 고토의 음성으로 추정된다.
앞서 IS는 지난 20일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72시간 내 몸값으로 2억 달러(2170억원)를 주지 않을 경우 처형하겠다고 협박했으며, 25일에 2명 중 1명을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 새 동영상을 공개했었다.
이후 IS는 남아 있는 일본인 인질을 알리사위와 교환하자고 제안했지만 요르단 정부가 IS에 잡혀 있는 자국 공군 조종사도 풀려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에 IS가 24시간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제시하며 요르단과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1970년생인 알리샤위는 IS의 전신인 ‘이라크 알카에다’를 이끌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측근 혹은 친척인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의 공격으로 숨진 무바라크 아트로우스 알 리샤위의 가족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의 한 호텔 결혼식장에서 남편과 함께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했다. 남편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나 자신은 폭탄이 터지지 않아 목숨을 건진 후 체포됐다. 당시 테러로 적어도 최소 60명이 사망했다. 사지다 알리샤위는 2006년 요르단 법원에서 교수형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알리샤위 석방을 통해 자국 인질이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으나 IS가 새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이마저 어렵게 됐다. 앞서 요르단 현지 대책본부를 지휘하는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부대신은 “요르단군 조종사 구출 또한 일본이 맡아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며 “조종사와 고토 두 사람이 각자의 조국에 웃는 얼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본과 요르단이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하지만 IS가 요구하는 테러범 석방에 대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사회가 강력 반대하고 있고, 사실상 일방적인 석방요구여서 일본이나 요르단이 수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IS “요르단에 수감된 테러범 석방 않으면 日 인질·요르단인 조종사 처형할 것”
입력 2015-01-28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