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이 오랜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나달은 27일 호주 멜버른 파크 테니스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토마스 베르디흐(7위·체코)에게 0대 3(2-6 0-6 6-7)으로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 손목 부상과 맹장염 등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던 나달은 지난해는 7월 윔블던 이후로 단 7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US오픈은 아예 기권했다. 올 들어 첫 대회인 엑손모빌오픈에서는 은퇴를 앞둔 선수에게 1회전에 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입증했다. 당시 그는 “건강하게 돌아왔지만 부상 이후 내 기량을 찾는 건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관록을 살려 8강까지 올라왔지만 처음 10위내 선수인 베르디흐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나달은 그간 베르디흐를 상대로 17연승을 할 정도로 천적의 면모를 보였다. 이전에 베르디흐가 마지막으로 나달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것은 무려 9년전인 2006년이었다. 이날 나달을 상대로 7경기 만에 1세트를 따낸 베르디흐는 이후 주도권을 완전히 쥐고 2세트는 단 게임도 허용하지 않고 25분 만에 끝냈다. 나달은 마지막 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며 안간힘을 썼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베르디흐가 이 경기에서 졌더라면 투어급 대회에서 한 선수가 특정 선수에게 처음 18연패라는 불명예를 쓸 뻔했다. 베르디흐는 2010년 윔블던 8강에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잡은 데 이어 다시 메이저대회에서 나달의 발목을 잡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부에서는 마리아 샤라포바(2위·러시아)가 ‘제2의 샤라포바’로 불리는 미모의 유지니 부샤드(7위·캐나다)를 2대 0(6-3 6-2)으로 제압, 4강에 올랐다. 샤라포바의 4강 상대는 같은 러시아의 에카테리나 마카로바(11위)다. 마카로바는 시모나 할레프(3위·루마니아)를 2대 0(6-4 6-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한편 남자 주니어부에 출전한 이덕희(주니어 9위·마포고)와 홍성찬(주니어 10위·횡성고)이 각각 이겨 16강에 올랐다. 이덕희는 2회전에서 도마고이 빌례스코(주니어 46위·크로아티아)를 2대 0(6-2 6-1)으로 완파했고 홍성찬도 후쿠다 소라(주니어 34위·일본)를 2대 0(6-3 6-4)으로 물리쳤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테니스] 나달, 호주오픈 4강 진출 실패
입력 2015-01-27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