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고 조기귀국한 일본은 위안이 필요했던 것일까. 일본의 언론과 여론이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영철(26·카타르 SC)의 한 마디에 요동쳤다. 영국 축구전문 인터넷매체 골닷컴 일본어판의 27일자 인터뷰에서다.
골닷컴 일본어판은 “일본 대표팀이 2연패를 겨냥했지만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다. 결과는 유감스럽지만 최대 라이벌(한국)은 일본의 힘과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일본을 잘 아는 공격수 조영철이 그렇게 말했다”며 조영철의 인터뷰를 실었다. 조영철은 2007년 요코하마 FC에서 프로로 입문해 알비렉스 니가타와 오미야 아르디자로 소속팀을 옮기면서 지난해 7월까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뛰었다. 일본어에 능숙한 ‘일본통’이다.
인터뷰는 전날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2대 0으로 격파하고 결승 진출권을 확보한 호주아시안컵 4강전을 마친 뒤 장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오만과의 조별리그 A조 1차전(1대 0 승)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조영철은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는 결장했다.
조영철은 “우리 대표팀 동료들도 일본에 약한 포지션이 없다고 말했다. 정말 완벽한 팀이라고 했다. (일본과 호주가 4강에서 대결하면) 아주 재미있는 경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모두 기대했다. 그들과 싸워 이기고 싶다는 말도 했었다”고 말했다.
골닷컴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35개국어로 서비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전문 인터넷매체다. 국가별로 에디터를 별도로 두고 있다. 골닷컴 일본어판의 에디터는 일본인이다. 조영철의 발언을 일본의 입장에서 해석한 이유도 그래서다. 인터뷰는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스포츠뉴스에서 많이 본 기사 3위에 오를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일본 축구팬들은 조용철의 한 마디에 요동쳤다. 골닷컴 일본어판과 야후 재팬 스포츠뉴스 댓글 게시판에는 “한국 선수로부터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영광이다(aki*****)” “완벽하다고 립서비스(거짓 칭찬)하지 말라. 우리도 너희와 싸우고 싶었지만 이젠 다 끝났다(sg*****)”는 의견이 나왔다. “고맙다” “기분 좋다”는 짧은 의견도 쏟아졌다.
위안은 곧바로 자책과 원망으로 돌변했다. “완벽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골을 더 넣고 덜 내주는 팀이 결국에는 승리한다. 한국에는 있는 요소다. 일본은 완벽하지 않다(ter*****)” “유감스럽지만 한국은 성장하고 있다. 일본은 그런 한국을 보면서 성장해야 한다(bes*****)” “일본은 ‘카가와병(카가와 신지에게 의존한 전술)’ 걸렸다. 혼다 게이스케에겐 결정력이 없고, 36세 엔도 야스히토는 여전히 국가대표다. 빠르지도 않아 역습도 못한다. 희망이 없다(lig*****)”며 일본 대표팀을 비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호주아시안컵] “한국 장난해?” 조영철 극찬에도 무너진 日축구 자존심
입력 2015-01-27 15:18 수정 2015-01-27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