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서 ‘사나이’ 뺀다고 병영문화 달라지나

입력 2015-01-27 11:31
사진=MBC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1기 방송분 캡처

국방부가 여군이 갈수록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해 앞으로 만들어지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가에서 ‘사나이’나 ‘남아’ ‘아들’과 같은 남성만을 지칭하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경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1일 육·해·공군·해병대 관계자 회의를 열어 1차 의견 수렴을 마친 후 최근 이같이 결정했다.

군 당국 조사에서 사관학교 교가나 군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사나이’나 ‘아들’이었다.

해군사관학교 교가에서는 ‘청춘의 피가 끓는 대한의 아들, 사나이 굳은 뜻을 가슴에 안고’란 구절과 공군사관학교 교가의 ‘우리는 피끓는 배달의 아들’이란 부분이 당초 수정 대상이었다.

특히 해병대는 전통군가 내용은 물론 제목부터 ‘사나이’란 단어가 들어간 노래가 많았다.

국방부는 또 각종 서류와 장병 교육용 교재에 나오는 ‘민족’이나 ‘겨레’ 등과 같은 표현을 모두 ‘국가’로 바꾸기로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상당수 여군들은 노래 가사보다 군내 여성인력들에 대한 성적비하 근절책 등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에선 “그런 거 바꾼다고 병영문화가 달라지나. ‘겨레’나 ‘국가’나” “우리 민족이 아직도 이렇게 많은 한겨레 한민족인데 소수를 위해 민족적 자긍심마저 버리려는 짓인가” “배달, 민족 등을 빼다니? 국가보다 더 큰 개념이 민족개념이다. 지금이 일제시대도 아니고, 어떤 사람들의 아이디어인지 밝혀야 한다” “사나이를 바꾸는 건 이해할 수 있어도 민족, 겨레를 바꾸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등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