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던 영국인 간호사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원인이 보호기능이 취약한 얼굴 가리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귀국 직후 에볼라 진단을 받았던 간호사 폴린 캐퍼키(39·여)는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의 케리타운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고글 대신 얼굴 가리개를 착용했다. 그의 감염에 대한 역학조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캐퍼키가 이 얼굴 가리개 때문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가 사용한 가리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기준은 충족하지만 고글보다 감염원 차단 효과가 떨어져 에볼라 대응 현장에서는 위험성이 지적돼왔다.
영국에서는 자국 내 구호대원 교육시설 등에서 얼굴 가리개를 안전장비로 쓰고 있지만 아프리카 치료 현장의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얼굴 가리개가 바이러스 노출 우려가 크기 때문에 고글을 착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 현장의 일부 의료진은 얼굴 가리개가 고글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김이 서리지 않아 장시간 작업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브리스 들르비뉴 에볼라 대응팀장은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얼굴은 단 1㎜도 노출돼서는 안 되는데 가리개로는 안심할 수 없다”며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집중하다 보면 무심결에 손으로 얼굴과 입 부위를 만지는 일이 발생한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캐퍼키가 근무했던 에볼라 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자선단체 세이브더칠드런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캐퍼키의 감염 경로는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며 “전체적인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에볼라 완치 영국 간호사 “얼굴 가리개 때문에 감염됐다” 논란
입력 2015-01-26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