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26일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검증하겠다고 벼르는 ‘책임총리’ 실천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26일 서울 금융감독원 연수원의 후보자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책임총리란 말은 법률용어가 아니고 정치적 용어다. 그러나 헌법에 보장된 총리 역할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후속 개각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는 “예민한 문제인 만큼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야당과의 개헌 논의 합의에 대해서도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와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서 김희락 총리실 정무실장을 단장으로 한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공식 가동했다. 준비단은 차남의 재산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세무 전문가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조부모가 손자에게 직접 재산을 증여하는 일명 ‘세대생략 증여’를 권고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를 따르지 않고 더 많은 금액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인은 2002년 처가로부터 토지를 증여받으면서 3314만원의 증여세 신고를 완료했다. 이듬해 부인은 토지를 차남에게 다시 증여하면서 현재 분할 납부 중인 증여세 5억1363만원을 신고했다. 두 차례 증여세로 총 5억4677만원을 신고한 셈이다. 이는 조부모가 차남에게 직접 증여했을 때 부담했어야 할 4308만원보다 5억369만원 많은 금액이라는 게 이 후보자 측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오후 국회를 찾아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인사차 예방했다. 그는 “총리 직책을 맡게 된다면 더욱 몸을 낮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회와 소통할 것”이라며 “‘오물딱조물딱’(상의 없이 혼자 일한다는 뜻의 전라도 사투리)하지 않고 국민 목소리를 받드는 정부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참 훌륭했고, 총리 내정도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넸며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쓴 책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를 선물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이완구의 책임총리론...우윤근 인사차 예방
입력 2015-01-26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