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과반 “샤를리 엡도 테러, 잡지사·정부 책임”

입력 2015-01-26 20:16
AFPBBNews=News1

러시아 국민의 절반 이상은 이달 초 발생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의 책임이 잡지사와 정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가 테러의 주요 원인이 ‘무슬림의 종교적 믿음을 모독한 프랑스 언론인들의 행동’이라고 지적했다고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응답자의 25%는 테러 책임이 ‘언론인들이 종교적 가치를 모독하도록 용인한 프랑스 정부’에 있다고 답했다. 11%는 ‘다수의 무슬림 이민을 허용한 프랑스 정부 정책’이 비극의 원인이라고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테러리스트들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이해한다는 응답자 수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39%는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을 용인하진 않지만 그 동기를 이해한다’고 밝혔고, 심지어 5%는 ‘용인한다’고 답했다. 폭력으로 대응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이 문제라고 지적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발레리 페도로프 브치옴 대표는 조사 결과에 대해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무슬림들과 함께 살아온 러시아인들에게 이슬람 모독은 용인된 비판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약 5~6%로 추산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