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생존자 300명 한자리에… 해방 70주년 추모 행사

입력 2015-01-26 20:05
2차 세계대전 도중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현장인 폴란드 남부 오시비엥침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27일(현지시간) 해방 70주년을 맞는다. 특히 올해에는 생존자 300명이 이곳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역사의 비극을 되새긴다.

영국 텔레그래프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26일(현지시간) 생존자들에 대한 사연과 함께 70주년 행사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달 초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올해 각국에서 유대인들이 극우 단체 등으로부터 공격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 언론들은 어느 때보다 이번 행사를 부각시키려 하는 모습이다.

아우슈비츠에서는 유럽 전역에서 희생된 유대인 600만명 중 1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스실과 화장터, 300개의 공동막사 등의 주요 시설 대부분이 지금까지 보존돼 있다.

아우슈비츠박물관의 피오트르 치빈스키 관장은 성명에서 “생존자 다수가 모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이들의 목소리는 극도의 굴욕과 경멸, 집단학살을 상대로 울리는 중요한 경종”이라고 강조했다. 생존자 대부분은 90대의 고령으로 일부는 100세를 넘겼다. 300명 중 100명은 이스라엘에서 온다.

70주년 행사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 필립 벨기에 국왕 등 유럽 각국 정상이 참석한다. 하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의 주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불참한다. 아우슈비츠는 1945년 1월 27일 소련의 ‘붉은 군대’에 의해 해방됐다. 러시아는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후유증으로 서방 지도자들도, 푸틴도 만남을 꺼렸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