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이진원씨, 4년 모은 장학금 1000만원 모교에 기부

입력 2015-01-26 16:18
졸업을 앞둔 성공회대 4학년 이진원(26)씨는 지난달 중순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일을 실천에 옮겼다. 4년 동안 모은 성적장학금 1000만원을 “후배를 위해 써 달라”며 학교에 기부했다. 졸업을 앞둔 학생이 장학금을 기부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씨는 대학시절 4년 내내 최우수 성적장학금을 받았다.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자신보다 장학금이 더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미세한 학점 차이로 누구는 장학금을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기도 했다.

이씨는 “부모님이 학비를 부담해주셔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덕에 장학금을 받게 돼 항상 마음 한편에 미안함이 들었다”며 “장학금을 받는 내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라도 장학금이 주인을 찾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인권 변호사가 꿈이라는 이씨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비자 접수와 발급, 교민 안전 확인 등을 담당하는 행정직원이다. 벌써 그곳에서 일한지 반년이 넘었다.

로스쿨 진학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이씨가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으로 간 이유는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점과 그곳이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점이 컸다. 이씨는 “치안이 불안한 아프가니스탄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인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공감과 소통의 인권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