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시안컵 Day18] 한국=일본 > 이라크 > 이란=한국… “누구냐, 넌”

입력 2015-01-26 13:48 수정 2015-01-26 14:05
아시아축구연맹(AFC) 유튜브 채널 화면촬영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4·스위스)는 지난 23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 3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페더러에게 조기 귀국의 망신을 안긴 주인공은 안드레아스 세피(31·이탈리아)였다. 세계 랭킹 2위를 잡은 46위의 ‘반란’이었다.

반란은 같은 날 호주 캔버라스타디움과 시드니스타디움으로 번졌다. 호주오픈과 일정이 겹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국가대항전 2015 호주아시안컵 8강전에서였다. AFC 회원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 이란은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114위 이라크에 무릎을 꿇었다. 시드니 스타디움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인 54위 일본이 80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고배를 마셨다. 이란과 일본은 페더러와 함께 짐을 꾸렸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페더러를 언급했다. 지난 25일 시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에는 이변이 있다. 호주오픈에서 봤겠지만 페더러라는 테니스의 강자도 떠났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이변에 희생되지 않기 위해 경계심을 풀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은 69위다. 이라크보다 45계단이나 앞선다. 상대 전적에서도 우리나라는 6승10무2패로 우위다. 여러 기록들을 바탕으로 결과를 예상하면 우리나라의 낙승이다. 이라크는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리나라와 전력이 비슷한 이란, 일본과 대등하게 싸우고 4강까지 진출했다. 전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라크는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일본에 0대 1로 석패했다. 8강전에서는 이란과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3대 3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승부차기에서 7대 6으로 이겼다. 8번째 순번까지 이어진 승부차기의 팽팽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라크의 4강 진출을 단순한 이변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아의 FIFA 랭킹 상위 4위권 가운데 4강까지 생존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이란(1위), 일본(2위), 우즈베키스탄(4위·FIFA 랭킹 71위)는 집으로 갔다”며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