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코들의 행진 ‘폭스캐처’ 주인공 스티브 카렐 ‘가짜 코’ 분장하고 생애 첫 아카데미 후보 올라

입력 2015-01-26 09:47
스티브 카렐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로버트 드 니로
‘머니볼’ ‘카포티’ 감독의 연출과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세 배우의 연기가 만나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하는 충격적 실화극 ‘폭스캐처’가 2015년 아카데미 주요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가운데, 생애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부문 후보에 오른 스티브 카렐의 충격적 변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가 걸어오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동료들까지 소름 끼치게 만든 스티브 카렐의 가짜 코 분장 화제

아카데미는 가짜 코 분장을 좋아해!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만, 로버트 드 니로 등 수상 배우 계보 이을까?



자신이 후원하던 레슬링 팀 폭스캐처 소속의 금메달리스트를 살해한 미국 최대 재벌가의 상속인 존 듀폰의 일화를 그린 충격적 실화극 ‘폭스캐처’에서 존 듀폰 역할을 맡은 스티브 카렐.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에 서늘한 말투, 그리고 독특한 매부리코로 실존 인물의 특징을 모사한 스티브 카렐은 ‘폭스캐처’를 통해 코미디 전문 배우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미국판 ‘미생’이라 할 수 있는 인기 드라마 ‘오피스’에 마이클 스캇 역으로 출연, 국내에서는 일명 ‘마점장’으로 통하는 스티브 카렐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와 ‘미스 리틀 선샤인’ ‘겟 스마트’ 등에 출연한 미국 대표 코미디 배우다. ‘폭스캐처’를 통해 정극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스티브 카렐은 팬들조차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달라진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카데미 분장상을 수상했던 빌 코르소의 참여로 실존 인물 존 듀폰의 외형적 특징을 완벽하게 구현한 스티브 카렐은 이번 영화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안았다. 존 듀폰에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보고 읽었다는 카렐은 단순히 존 듀폰의 외모와 말투, 행동을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심리를 분석하며 모든 것을 그의 입장에서 연기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함께 출연한 마크 러팔로는 카렐이 분장을 하고 처음 걸어 들어왔을 때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며 현장에서 그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꺼렸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카렐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소식과 함께 그의 수상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재미난 단서가 있어 화제다. 바로 카렐의 가짜 코 분장이다.

지금까지 가짜 코 분장을 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또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배우는 무려 다섯 사람이다. 1951년 호세 페레가 영화 ‘시라노’로 첫 번째 수상을 했으며 1965년 ‘캣 벌루’의 리 마빈, 1981년 ‘성난 황소’에 출연한 로버트 드 니로가 남우주연상을, 2002년 ‘디 아워스’로 니콜 키드만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이 2012년 코에 보형물을 넣은 분장으로 등장해 또 한번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카데미에서 상을 타려면 가짜 코 분장을 해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이다. 이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티브 카렐의 수상 여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가짜 코 분장으로 강렬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된 스티브 카렐의 출연작 ‘폭스캐처’는 2월 5일 개봉한다.

**시놉시스

전미를 뒤흔든 충격적 살인사건, 그날의 미스터리가 밝혀진다!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영웅인 친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변변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미국 굴지 재벌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는 자신의 레슬링팀 ‘폭스캐처’에 합류해 달라고 제안한다. 선수로서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한 마크는 생애 처음으로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폭스캐처 팀에 합류하고 존 듀폰을 코치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기이한 성격을 지닌 존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고 존이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새롭게 초청하면서 세 사람은 전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