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돌입하는 새정치연합 전대...민심은 문재인이지만 당심은 오리무중

입력 2015-01-25 16:38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가 25일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를 기점으로 ‘후반전’에 돌입했다. 당 대표 선거의 경우 국민 여론조사의 ‘민심’은 예상대로 문재인 의원쪽으로 쏠려 있지만, 대의원·당원의 ‘당심’은 오리무중이다. 저조한 전대 흥행이 후반전에 불붙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불모지 TK에서 너도나도 ‘김부겸 마케팅’=당 대표 후보들은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너나없이 대구에서 지역주의 장벽에 도전 중인 김부겸 전 의원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구에서도 당선되는 것이 바로 전국 정당이다. 그것만이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길”이라며 “김부겸이 희망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대구의 김부겸과 함께, 부산의 김영춘과 함께 우리 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구·경북에 반드시 비례대표 국회의원 4명을 배정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반드시 약속을 지켜서 제2, 제3의 김부겸이 여기서 탄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집권을 위해서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한다”며 “한 사람이 두 가지를 다 갖겠다고 하면 김부겸은 어디로 가고 다른 대선후보들은 무엇을 하나. 이것은 우리 당의 집권을 방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영 의원은 “김부겸의 마음으로 대구·경북에서 길을 묻겠다”며 “이인영이 세대교체, 세력교체로 당을 깨우겠다. 김부겸의 승리가 총선 승리, 대선 승리의 교두보가 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민심은 문재인, 당심은 ‘글쎄’=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 대한 여러 여론조사 결과 일반국민 대상으로는 문 의원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지난 21일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34.6%로 1위로 조사됐고 이인영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 한국갤럽이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한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문 의원이 51%를 얻어 과반을 넘겼다.

하지만 이번 전대 선거인단 비중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10%, 국민여론조사 15%다. 투표 비중이 높은 당원·대의원의 ‘당심’은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당원·대의원에서 박 의원이 문 의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일부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 의원을 겨냥해 “있지도 않는 대세론”이라며 “국민여론조사는 제가 뒤진다. 그러나 대의원·당원 조사는 제가 월등하게 앞선다”고 주장했다. 광주 등 호남에서는 ‘문재인 비토’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전대 ‘전반전’은 친노(친노무현)·비노, 당권·대권 분리 논란에다 참신한 이슈가 나오지 않으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당 대표 후보에 대해 ‘잘 모른다’는 무관심층이 여론조사에 따라 30%에서 40%대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제 전대 후반부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합동연설회가 진행된다. 당권주자들은 수도권에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국무총리 후보 지명, 청와대 개편 등 여권발(發) 정치이슈가 불거지면서 제1야당의 전대가 여론 관심권 안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