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25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원내대표였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갑자기 발탁되면서 ‘비워진 자리’를 적임자인 자신이 채우겠다는 포부다.
4선인 이 의원은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분이 당의 미래를 걱정한다. 당내에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내대표로서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며 “쓴 소리보다 더 강한 것이 바로 옳은 소리다. 국민과 나라를 위한 옳은 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번이 네 번째 원내대표 도전이다. 두 번의 경선에선 낙선했고, 두 번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며 중도 사퇴했었다.
이 의원은 경쟁자로 지목된 유승민 의원에 대해 “아주 좋아하는 후배다. 저보다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나름대로 제가 (유 의원보다) 선배니까 경험 측면에서 그렇지(낫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재선 의원 시절 김대중·노무현정부의 부정부패를 파헤친 점, 정책위의장과 대선 기획단장을 맡아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모두 승리하게 이끌었다며 자신의 경력을 집중 강조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사실상 이 의원과 유 의원 ‘2강 체제’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당초 4월로 예상됐던 일정이 훨씬 당겨지자, 경선주자들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급구’에 나섰다. 이에 덩달아 수도권 중진 의원들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정책위의장 구인난이다. 정치적 무게감을 생각하면 3선 이상의 중진이 필요한데 당내 의원층 자체가 두텁지 않다. 다수의 다선 의원들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어서다.
또 이 의원은 부산·경남(PK), 유 의원은 대구·경북(TK) 출신이어서 지역적 색채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수도권 출신 중진의원들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홍문종 의원이나 원유철 의원을 설득해 러닝메이트로 함께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여성 3선인 나경원 의원은 이미 양측에 모두 출마를 제안 받았지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위해 새누리당이 수도권을 포기해선 안 된다”며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보인다. 원유철·정병국·심재철 등 수도권 4선 의원들은 일단 26일 경선 일정이 정해지면 따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정 의원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점화-이주영 출사표
입력 2015-01-25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