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4월 반둥회의서 국제외교무대 데뷔하나

입력 2015-01-25 16:29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국제외교 무대 데뷔가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4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김 제1비서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인도네시아가 오는 4월 22~23일 자카르타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24일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행사’에 김 제1비서를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남북은 물론, 중국 등 관련국가에 회의 개최 일정을 알렸고 조만간 초청장을 발송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는 195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처음 열린 회의로 비동맹운동(NAM)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참가국들은 미국과 구 소련에서 탈피해 자주노선을 추구할 것을 결의했고 이를 계기로 ‘비동맹 제3세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김일성 주석이 참석했을 정도로 북한은 이 회의를 중요하게 여겼다. 김 주석은 1965년 이 회의에서 “제국주의자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줬다”고 치하했고, 북한의 ‘주체사상’ 강연을 하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버지를 수행했다.

때문에 할아버지의 통치스타일을 모방해온 김 제1비서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러시아 자체 행사인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보다 이 회의가 자신들이 주력해온 비동맹 외교노선에 더 맞고, 외교적 의미도 많다는 것이다.

회의 창설 멤버인 중국의 정상급 지도자가 참석할 게 틀림없는 점도 북한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자연스레 북·중 약식 정상회담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 주요국가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는 회의라 김 제1비서의 외교무대 데뷔로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근위 제1항공 및 반항공사단관하 추격기·폭격기 연대의 전투훈련이 진행됐다”며 “김 제1비서가 직접 임무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를 막지 않은 남쪽에 대한 불만 표시로 여겨진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