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휘발유값 갤런당 1달러 대 눈앞

입력 2015-01-25 16:13

2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의 평균 휘발유(레귤러 기준) 값은 갤런당 1.963달러(약 2125원)였다. 지난해 6월에 비해 40%이상 급락해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 미 전역 평균 휘발유 값도 갤런당 2.037달러(약 2205원)로 1달러 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버지니아주 외에도 26개 주의 휘발유 값이 이미 1달러 대에 들어섰다.

1980년 이후 미국에서 휘발유 값이 1달러 대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이어 두 번째 다. 2008년에는 전적으로 경제 위기로 인한 수요 급감 때문이었다면 이번에는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지속 기간도 2008년에 비해 이번이 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가 급락은 미국 경제 전반에 경기 회복의 온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경제지표가 호전됐지만 이를 체감하지 못했던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중산층 및 저소득층이 가처분소득에서 난방과 차량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부유층 보다 크기 때문에 더 큰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위 20% 소득가구가 세후 소득 중 12%를 유류비로 지출한 반면 상위 20% 소득가구는 3%에 불과했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유가 하락은 각 가정에 세금 감면과 같은 효과를 준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전반 6개월에만 유가 하락으로 미국인들이 750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봤다고 추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하락은 에너지기업 고용 감소 등 어두운 측면도 있지만 유가 급락에 따른 소비 촉진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이를 크게 능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주로 부유층에게만 혜택이 가는 주식시장 활황보다 유가 하락으로 저소득·중산층의 소비 여력 확대가 미국 경제에 더 반가운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