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총각 김유곤씨 마침내 장가간다

입력 2015-01-25 16:22 수정 2015-01-25 16:40

“행복하게 살면서 죽도를 더욱 아름다운 섬으로 가꿔나가겠습니다.”

울릉도 부속섬 죽도에서 홀로 더덕농사를 짓고 있는 ‘죽도총각’ 김유곤(46)씨가 마침내 장가를 간다. 김씨의 결혼으로 무인도처럼 썰렁했던 죽도가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씨는 다음 달 8일 오후 대구 신천동 샹제리제 웨딩에서 도예를 전공한 이윤정(40·공방 운영)씨와 화촉을 밝힌다(사진).

40대 중반이 되도록 짝을 찾지 못했던 김씨는 지난해 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김씨는 친구 처제인 이씨를 한 달 전에 처음 만나 서로 좋은 감정을 느꼈고 이후 세 번째 만남에서 전격 결혼에 합의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양가 가족·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진다.

결혼식 주례는 2006년 울릉군 부군수로 재직하면서 김씨와 인연을 맺은 김태웅(63) 전 안동시부시장이 맡는다. 김 전 부시장은 울릉군 부군수로 근무하던 당시 김씨에게 “결혼하게 되면 반드시 주례를 맡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결혼식이 끝난 뒤 제주도로 4박5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이들 부부는 추위가 풀리는 3월 말 죽도에서 신혼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죽도에는 김씨가 생활해 온 2층짜리 주택이 있고 이들 부부는 2층에서 신혼방을 꾸민다.

김씨는 아버지(2008년 작고)와 함께 1만평에 이르는 더덕 밭을 가꿔오던 2004년 본지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후 KBS-TV 프로그램 ‘인간극장’에 ‘부자의 섬’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돼 전국적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당시 TV에 비쳐진 김씨의 모습을 보고 전국에서 적잖게 중매도 들어왔지만 결혼까지는 성사되지 못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산 1~1번지가 주소인 죽도는 울릉도에서 동북 방향으로 약 4㎞ 떨어진 섬으로 면적이 207만㎡로 울릉도에 딸린 섬들 중 가장 크다.

섬에 대나무들이 많이 자생하고 있어 죽도로 불려지며 울릉 저동항에서 여객선으로 20분이면 갈 수 있다. 독도 다음으로 최동단에 위치해 있고 독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해가 일찍 뜨는 곳이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