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관심사병, 어머니 살해 후 방화？ 경찰, 방학동 화재 유력용의자 추적 중

도봉구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의 부검 결과 경찰은 누군가 이 여성을 살해한 뒤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부대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 강모(21)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뒤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A급 관심병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 6시50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2층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불이 나 이모(54·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이씨의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사인은 두개골 골절로 드러났다. 불은 이미 이씨가 숨진 뒤에 난 것으로 확인됐다. 목 등의 부위에서 자상도 발견됐지만 역시 사망 후 생긴 상처였다. 이밖에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 시신은 발견 당시 이불에 덮여 있는 상태였다. 시신은 크게 손상되지 않았지만 검시 결과 이미 ‘외력에 의한 사망’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용의자는 부피가 큰 둔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아들 강씨가 화재 직전인 22일 오후 6시40분쯤 집에 있었고 화재 직후인 같은 날 오후 6시 56분쯤 집을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강씨의 지인과 친인척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한 상태다.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강씨는 강원도 화천의 한 군부대에서 일병으로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 그는 22일 저녁 부대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복귀하지 않아 현재 탈영상태다. 경찰은 강씨를 검거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선을 다해 아들의 행방을 쫓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강씨가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변인 진술 역시 어머니 이씨가 강씨를 평소에 많이 자랑스러워했다는 것 외에 모자 관계에 대한 특별한 단서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