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축구]태극전사 이구동성 "이라크가 편하지만 이란 못 만난 것은 아쉽다"

입력 2015-01-24 06:24

<아시안컵축구> 태극전사 이구동성 "사실 이란 기다렸다"…"이라크가 편하지만 이란 못 만난 것은 아쉽다"

태극전사들은 2015 호주 아시안컵의 상대가 이라크로 결정되자 반색하면서도 아쉬움을 털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호주 시드니의 숙소 샹그리라 호텔에서 삼삼오오 친한 선수들끼리 방에 모여 이란과 이라크의 준결승전을 관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코치는 육로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태극전사들은 저녁 식사시간이 됐으나 이란과 이라크의 경기를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느라 아무도 식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 30분에 시작했다.

난타를 동반한 접전이 전·후반,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선수들은 늦은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이라크가 이란을 따돌리고 준결승 상대로 결정되자 태극전사들의 반응은 밝지만 아쉬움도 약간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결하기에는 이라크가 편한 면이 있지만 사실은 이란을 기다렸다"는 말이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의 당한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바로 얻지 못해 아쉽다는 얘기도 선수들의 입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작년 11월 이란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0-1로 석패했다.

재작년 6월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도 이란은 한국의 안방에서 이겨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하는 잔칫상에 재를 뿌린 적이 있다.

이란과의 대결 가능성이 다가오자 태극전사들의 오기가 발동할 법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 신태용 코치는 이라크 전력에 대한 정보를 캔버라 현장에서 수집하고서 자정이 넘어 시드니로 들어올 계획이다.

전력 분석의 내용을 둘째치고 일단 이란과 이라크의 경기가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는 고무적인 것으로 비친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날 멜버른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연장전까지만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누구가 되든 우리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이 우리가 할 일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우즈베크와 연장전까지 치러 체력을 많이 쓴 만큼 이란과 이라크도 비슷한 소모전을 치러 비슷한 상태가 되기만을 기대한 것이었다.

이라크는 한국보다 하루 덜 쉬는 터라 체력적인 면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유리해졌다고 할 수도 있다.

한국과 이라크는 오는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결승 출전권을 놓고 맞붙는다.

(시드니=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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