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모들, 자녀 양육비에 ‘휘청’… 21세까지 1명당 3억8000만원 들어

입력 2015-01-23 13:27
영국에서 아이를 낳아 21세까지 키우는 데 평균 23만 파운드(3억8000만원)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양육비는 지난 10여년 동안 인플레이션보다 50% 더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한 양육비 때문에 부모들은 둘째 아이 갖기를 아예 포기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CEBR)가 보험회사 리버풀 빅토리아(LV)의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21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기본 비용은 2003년 첫 조사 이래 63%까지 증가했다.

비용 증가 속도는 최근 더욱 가팔라 지난해 한 해에만 거의 2000파운드(325만원)가 늘었다. 이는 인플레이션 증가 비율의 거의 배에 이른다. 교복과 교과서, 수학여행 등 교육관련 비용과 양육 비용을 합칠 경우 전체 지출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다.

리버풀 빅토리아 간부인 마일즈 릭스는 “아이를 갖는데 지금처럼 돈이 많이 든 적이 없었고, 많은 가정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각 가정으로서는 미래의 재정상황을 감안, 차근차근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몇 명이나 가질지를 결정하는 데 비용이 문제가 안 되는 부부는 7쌍 중 1쌍에 불과하다. 10쌍 중 1쌍은 돈 문제로 새로 아이를 갖는 것을 늦췄고, 거의 같은 비율이 비용 문제로 이미 아이를 갖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아이 엄마들 거의 절반은 예정보다 일찍 일터로 돌아가거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 파트타임이나 부업 등 가욋일을 해야 한다.

보고서는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돈이 들 때는 만 1살 때와 학교 입학 때 사이라며 특히 1~4살 사이에는 6만1084 파운드(약 1억원)가 들어 21세 때까지 전체 양육비의 4분의 1 이상이 쓰일 것으로 추정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