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이 일본의 교과서 업체인 수켄출판이 고등학교 공민(사회) 교과서 3종에서 일본군 위안부 표기를 삭제하기로 한 것에 관해 22일 “위안부 문제는 일본에 짐이 되는 역사이므로 더욱 제대로 가르쳐서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수켄출판이 잘못된 표기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한 것에 대해 “그것이 왜 오기(誤記)냐”고 반문했다. 이어 “‘종군위안부(일본군 위안부의 일본식 표현)’ 라는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해 논쟁이 있지만 군의 관여 아래 위안소가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아베 총리도 국회에서 위안부에 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괴로움을 겪은 분들’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강조했다.
아사히는 지난해 8월 ‘전쟁 때 제주도에서 여성을 강제로 끌고 왔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사망) 의 발언을 다룬 1980∼1990년대 기사를 취소한 후 극우 성향의 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위안부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 점을 거론하며 “일본이 인권을 경시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있더라도 이를 피하지 말고 논의의 배경이나 관점을 다양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으며, 교과서 역시 그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켄출판은 현재 현대사회 교과서에 등장하는 “강제 연행된 사람들이나 ‘종군 위안부’들에 의한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기술을 “국가나 기업에 대한 사죄요구나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는 표현으로 바꾸는 등 위안부라는 용어를 삭제한 교과서를 올해 4월부터 사용하도록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아사히신문, 日 고교 교과서 종군위안부 표기 삭제에 대해 비판
입력 2015-01-22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