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저가 주유소, 하루 반나절 만에 기름탱크 동났다

입력 2015-01-22 16:53

전국 최저가 지위에 올랐던 대구의 주유소가 이틀도 안 돼 기름탱크가 동나 휘발유 가격을 ℓ당 1258원에서 1300원대로 올렸다.

대구 북구의 명품대기주유소는 20일 저녁 전국 최저가인 ℓ당 1258원에 휘발유를 판다고 고시했다.

21일 오전 전국 최저가를 경신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자 고객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22일 점심때까지 하루 반나절 만에 휘발유와 경유 각각 1만ℓ가 팔려나갔다.

지난 15일 휘발유 2만8000ℓ와 경유 3만6000ℓ를 탱크에 채워놓고 영업을 개시했던 이 주유소는 기름보유량이 4000ℓ 밑으로 내려가자 22일 오후 2시 반부터 ℓ당 가격을 1327원으로 올렸으나 남은 휘발유마저 1시간 만에 모두 팔았다.

이 주유소 사장은 “종업원이 2명밖에 없는데 기름을 넣겠다는 차가 쉴 틈 없이 계속 들어왔다”며 “저가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탱크로리 2대 분량의 기름을 재주문한 상태이지만 다시 최저가에 팔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한 대금이 카드사를 거쳐 주유소에 입금되기까지 2∼3일 이상 시간이 걸리는데 현재로선 기름을 주문할 자금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명품대기주유소를 따라 가격을 ℓ당 1258원으로 내렸던 인근 서민주유소는 이미 21일 저녁부터 가격을 1300원대로 다시 올렸다.

이에 따라 전국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은 휘발유를 15일부터 ℓ당 1265원에 판매하는 충북 음성의 상평주유소로 돌아갔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현재 1200원대 주유소는 대구 서구 평리동과 비산동의 주유소 2곳을 포함해 전국 25곳으로 늘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