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사들이는 아시아 갑부들… 완다그룹,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매입

입력 2015-01-22 16:48

중국 최고 갑부 중 하나인 왕지안린 회장의 다롄완다그룹(완다그룹)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을 사들이며 아시아 부호들의 유럽축구클럽 쇼핑 대열에 합류했다.

완다그룹은 21일(현지시간) 4500만유로(566억원)를 들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중국에 축구 아카데미 3곳을 설립하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해마다 중국 투어를 갖기로 하는 내용을 계약에 포함했다. 더불어 3000만유로(377억원)를 공동 투자해 마드리드에 중국 유망주들을 위한 축구유학센터도 세우기로 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에 성공한 명문 구단이지만 최근 몇 년간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려왔다. 왕 회장은 “유럽 축구를 이끄는 명문 구단에 대한 투자를 통해 중국의 축구 유망주들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중국 축구와 세계 축구의 격차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 회장의 자산은 132억 달러(14조3259억원)로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에 이어 2위로 알려져있다.

유럽축구계에서 아시아 갑부들의 영향력 확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시즌 싱가폴 부호 피터 림을 구단주로 맞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발렌시아는 대대적인 투자에 힘입어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재벌 에릭 토히르가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인터밀란을, 말레이시아 버지야그룹의 빈센트 탄 회장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카디프시티를 사들였다. 이에 앞서 에어아시아 회장으로 유명한 토니 페르난데스가 2011년 퀸즈파크 레인저스를, 인도 갑부 벤키 형제가 2010년 블랙번 로버스를 각각 인수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과감한 투자로 구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다수가 ‘돈 주고 샀으니 구단은 내 것’이라는 독선적인 마인드로 자주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인 콰츠는 “왕지안린 회장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아시아 출신 구단주들이 겪었던 ‘일방통행식 구단운영’이라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