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은 지난해 여름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는데 실패했다고 인권단체가 2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인권을 위한 의사들’은 8명의 독립적인 의학 전문가들에게 위촉, 작성토록 한 피해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50일 동안 진행된 전쟁 과정에서 공격 목표물과 민간인들을 제대로 가리지 못해 인명피해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이 주거지역 공격에 앞서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경고를 전달하지 못했다면서 인도주의 관련법 위반과 무차별 공격 사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인권을 위한 의사들’이 공개한 보고서는 전쟁 당시와 전쟁이 끝난 이후에 현지에서 부상자 68명과의 인터뷰, 사망자 370명의 검시 결과, 수십건의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분량은 모두 237페이지에 이른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목표로 삼은 건물을 공격하기에 앞서 전화와 문자 메시지, 비폭발성 미사일 투하와 같은 조기 경보 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일관성이 없었고 대피에 충분한 시간을 부여한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한 부상자 가운데 7%만이 조기 경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팔레스타인측에 20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가자 지구의 주민 10만명이 가옥 파괴나 손상으로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는 등 큰 사회 불안을 초래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민간인들이었다.
이스라엘군은 그러나 이 보고서가 “일방적이고 부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그 신뢰성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스라엘, 가자전쟁 때 민간인 보호 실패”
입력 2015-01-22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