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연두교서(미국 대통령이 매년 1월 의회에 제출하는 신년도 시정방침)를 발표하며 중산층 살리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설은 단 한 문장으로 표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 내내 일해서 버는 1만5000달러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믿는가(If you truly believe you could work full-time and support a family on less than $15,000)”라며 “그럼 너가 먼저 해(Go try it)”라고 외쳤다. 1만5000달러는 한국 돈으로 1600여만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0달러 10센트(약 1만원)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최저임금은 7달러 25센트(약 7800원)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5580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재정적자가 감소하고 산업이 부흥하고 에너지 생산이 붐을 이루면서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났다”며 “이런 결과는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회복은 일부 계층의 부를 늘리는 데 집중돼서는 안 되고 소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상위 1%가 축적된 부에 걸맞는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해 불평등을 초래하는 세금 공백을 막자”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을 살리는 방안으로 부부 합산 연소득 5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을 상대로 한 자본소득 및 배당이익 최고세율을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절인 28%로 올릴 것을 제안했다.
연설 직후 NBC 방송국의 자체 지지도 조사는 90%까지 치솟았다. 연설 내용은 이미지로 표현돼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연설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이다. “경제 호황에 중산층 살리기까지 관심 갖는 대통령이 멋져 보일 수밖에 없다” “연설용 프롬프터가 없는데도 어떻게 저렇게 연설을 잘할까” “미국 국민들이 부럽다. 우린 그냥 포기하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