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존도 큰 캐나다, 저유가 충격으로 금리 0.25%P 전격 인하

입력 2015-01-22 14:53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이 21일(현지시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캐나다 경제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캐나다은행은 이날 정례 금리정책 회의에서 가파른 유가 하락이 석유 산업 의존도가 큰 캐나다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현행 1%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캐나다 언론이 전했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0년 9월 이래 장기간 현행 수준을 유지해 1950년대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했으나 이번에 처음 인하 조정됐다.

캐나다은행 스티븐 폴로즈 총재는 이날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유가 하락이 캐나다 경제에 의심할 바 없이 나쁘다"고 밝히고 '보험 정책'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금리 정책 회의가 유가 하락에 관해 논의로 집중됐다면서 향후 유가가 더 떨어질 경우 추가 금리 인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면서 "변화가 더 온다면 보험을 추가로 들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은행은 보고서에서 "저유가 지속이 분명히 올해 캐나다 경제에 부정적"이라면서 "이후 몇 년도 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저유가가 캐나다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기업 투자를 저해해 올해 경제 성장을 상당 수준 잠식할 것이라며 앨버타 주 석유 생산 현장에서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지는 등 경제 악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보고서는 유가 하락 사태가 더욱 광범위하게 파급되면서 일자리와 소득 손실을 유발하고 재정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정책 행동은 이러한 위험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하고 유가 하락의 악영향이 올 상반기 중 현실화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밝혔다.

보고서는 올 상반기 성장률을 연율로 1.5%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석유 가스 부문의 투자 감축이 30% 선에 이르면서 대외 수출도 악화함에 따라 국민들의 소득과 자산, 가계 소비를 잠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재 앨버타 주처럼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앨버타 주의 현상이 어느 정도까지 주변 지역에 연쇄 파급 효과를 일으킬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로열은행 한 분석가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처럼 빨리 (경기 부양을 위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올해 4분기 아니면 내년 1분기 중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전격적인 금리 인하 조치로 캐나다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0.81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캐나다은행은 금리 인하 결정이 환율 변동을 고려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