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인간’ ‘오물 덩어리’ ‘귀찮은 동물’….
독일의 반(反)이슬람단체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대표가 과거 난민들을 비하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표현들이다. 이 같은 발언에 이어 최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를 흉내낸 셀카를 페이스북에 올리기까지 했던 페기다 대표가 논란 끝에 결국 사퇴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은 페기다를 이끌어온 루츠 바흐만(41)이 대표직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기다의 카트린 오어텔 대변인은 이날 바흐만이 난민 비하 발언 등이 논란이 돼서 사퇴했다는 것을 밝히며 “바흐만의 난민 비하 발언은 다소 지나쳤지만 히틀러 흉내 사진은 ‘농담과 풍자 차원으로 모든 시민의 권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흐만은 사퇴하지만 페기다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흐만도 자신의 난민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면 하지 않을 경솔한 발언”이라고 사과했지만 히틀러 흉내 사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누구든 히틀러 행세를 하는 사람은 바보 아니면 나치”라며 “합리적인 사람은 바보를 따르지 않고, 품위있는 사람은 나치를 추종하지 않는다”며 바흐만을 비판했다.
한편 페기다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드레스덴 검찰은 바흐만을 국민사주·혐오 선동 혐의로 조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바흐만의 난민 비하 발언이 인종 간 증오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에서는 이민자 정책에 반대하는 페기다 등의 집회와 그에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난민은 오물덩어리” 비하한 히틀러 분장 독일 反이슬람단체 대표 물러나
입력 2015-01-22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