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가 동부화재 보유지분 90% 이상을 금융권 담보로 잡힌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김 회장과 장남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 장녀 김주원씨 등 김 회장 일가는 자신들의 동부화재 지분 26.0%(1839만9660주) 가운데 90.08%(1657만5163주)를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한 다른 상장 계열사 지분도 대다수 금융권에 담보로 묶여 있다.
김 회장 일가의 동부증권 보유주식 중 89.41%가 담보로 제공돼 있는 등 김 회장과 두 자녀가 보유한 동부그룹 상장계열사 지분 1조300억원어치가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여파 때문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주식가치가 폭락할 경우 김 회장 일가 보유 지분의 담보력이 떨어지고, 김 회장 일가의 경영권 상실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동부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조정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라며 “경영권 행사와는 관련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일단락됐고, 동부화재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과 동부팜한농을 중심으로 한 농업·바이오 분야 그룹으로 재편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동부그룹은 지난해말부터 올해초 주력 회사인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이 각각 채권단 관리와 법정관리 체제로 들어가 김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했다. 앞서 동부LED는 법정관리를 받게 됐고, 동부특수강과 동부발전당진, 동부익스프레스 등도 매각됐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은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인수 후보자가 나서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난해 재계 순위 18위(공기업 제외)였던 동부그룹의 재계 순위도 40~5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기준 자산 5조원 이상 그룹을 대기업 집단으로 선정한다. 동부그룹의 자산은 지난해 17조1100억원이었으나, 동부제철 등 주력 계열사가 떨어져 나가 5조원을 넘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동부그룹 일가 보유 지분 1조300억어치 담보 잡혀… 주식폭락 땐 경영권 위기 올듯
입력 2015-01-22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