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이를 신의 선물로 반기는 대가족 제도는 희망과 위안을 준다"

입력 2015-01-21 22:31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현지시간) 가톨릭 신자들이 토끼처럼 애를 낳을 필요가 없다는 자신의 발언에 일부 반발이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대가족 제도를 ‘신의 선물’로 묘사했다고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 미사에서 “개발도상국에서 자녀 수가 많아 가난해지는 것이 아니라 돈을 숭배하는 불공정한 경제시스템으로 가난이 생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족 수가 많아 가난해진다는 주장은 너무 단순화된 논리”라면서 “가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사람을 중심에 놓지 않고 돈이라는 신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경제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한 가정은 사회의 핵심이며 아이를 신의 선물로 반기는 대가족 제도는 우리에게 희망과 위안을 준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9일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최근 제왕절개로 7차례 출산을 하고 8번째 아이를 가진 여성을 만나 “고아 일곱 명을 두고 세상을 떠나려는 것이냐?”며 “이는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꾸짖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좋은 가톨릭 신자가 되려면 마치 토끼처럼 (출산을 많이) 해야 한다고 믿지만 그럴 필요는 없으며 안전하고 책임 있게 낳고 키울 수 있는 범위에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