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화재사고 당시 주민들을 구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던 ‘의인’ 신승진(33)씨를 돕기 위해 고향 제주도에서 모금운동이 펼치고 있다.
화재로 집이며 세간이 모두 타버려 그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신씨의 고향인 제주까지 전해져 제주의 모교 동문들이 그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21일 남녕고 총동문회 등에 따르면 신씨는 제주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졸업한 뒤 2013년부터 의정부시청 소속 의료기술직으로 일하고 있다.
불이 시작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신씨는 당시 화마를 피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당시 일부 주민은 연기를 피해 옥상보다도 높은 기계실에 올라갔다가 기계실까지 연기가 들어차자 내려오지 못하고 발을 구르는 상황이 됐다.
이에 신씨는 주민들을 약 2m 아래 옥상으로 뛰어내리도록 해 10여명을 직접 몸으로 받아냈다.
또 연기를 피해 옆 건물로 건너간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건너올 수 있도록 돕는 등 살신성인의 자세로 구조에 나섰다.
이처럼 신씨는 많은 사람을 구해냈음에도 집과 차 등이 모두 불에 타버려 당장 생활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신씨의 모교 남녕고 총동문회는 모금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남녕고 총동문회 페이스북에는 지난 19일 자로 ‘시민들을 구한 영웅, 신승진 동문(13회) 성금 모금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신승진 동문이 거주하던 건물이 모두 불에 타 살림살이를 새로 사야 하는 상황으로, 지금은 신씨가 친구 집에 머물고 있지만 임차보조금 문제가 있고 자동차도 자차 보험을 들지 않아 폐차하는 등 예전 생활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모금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동문회는 오는 31일 열리는 재경동문회 정기총회에 신씨를 초청해 동문들이 모은 정성을 전달할 계획이다.
서인수 남녕고 총동문회 회장은 “신승진 동문이 공무원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생활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집과 살림이 모두 타버린 데다 병원 치료도 받아야 해서 당장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의정부 화재 의인 신승진씨를 돕자" 제주 모교서 모금운동
입력 2015-01-21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