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무력규탄' 예멘 남부 아덴공항·항구 폐쇄

입력 2015-01-21 20:01
예멘 남단 아덴의 국제공항과 항구가 최근 벌어진 시아파 반군 후티의 무력행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21일 오전 무기한 폐쇄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덴국제공항청은 이날 낸 성명에서 “수도 사나에서 국가의 주권과 헌법상 합법성의 상징인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공격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 때문에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공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예멘 최대 항구 아덴항도 이날 함께 문을 닫았다.

이날 폐쇄는 남부 출신인 하디 대통령이 북부가 근거지인 후티의 공격을 받는 데 대한 시위성으로 풀이된다.

아덴이 예멘의 교통·무역의 중심지인 만큼 공항과 항구 폐쇄가 장기화하면 경제적 피해는 물론 후티의 무력행사가 자칫 남북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반군 후티는 20일 사나의 대통령궁을 무력으로 장악하면서 정치적 이해로 갈등을 빚어온 하디 대통령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아덴에 이웃한 예멘 남부 아브얀 주(州) 출신인 하디 대통령은 알리 압둘라 살레 정권 시절부터 남부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 아덴은 예멘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로 1990년 예멘의 남북통일 이후에도 북부 주도의 통치에 반대하는 남부분리주의 세력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21일 목격자를 인용, 후티가 하디 대통령 사저의 경호원을 자신의 조직원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하디 대통령은 집무실이 있는 대통령궁과 관저, 사저 등 3곳에서 지내는 데 사저에 주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의 간부 무함마드 알부카이티는 로이터통신에 “하디 대통령은 현재 사저에 있고 신변에 문제가 없다”며 “외출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