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의 대상' 김평일, 주체코 북한대사로 17년만에 인사이동

입력 2015-01-21 15:45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이복동생인 김평일(61) 주폴란드 북한대사가 최근 체코 대사로 이임했다. 김 대사는 북한 내에서 “아버지 김일성 주석 얼굴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평을 받던 인물로 김 위원장과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뒤 해외에만 머물고 있다.

체코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대사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고 신임장 제정을 대기 중인 상태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21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줬다. 김 대사 후임으로는 이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조만간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은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김 주석 둘째 부인 김성애의 장남인 김 대사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다. 김 주석 외모를 그대로 닮아 김 위원장이 열등감을 느꼈고, 학창시절 성적이 뛰어나 북한 당국이 그의 학사 기록을 말소하려 했다는 설(說)도 있다.

김 위원장이 공식 후계자로 등극한 1980년대 이후 유럽에서 사실상 유배 생활을 하고 있다. 1980년 유고대사관 무관으로 부임했다가, 1984~1988년 인민무력부 작전국 부국장으로 북한에 잠시 머물렀지만 1988~1994년 헝가리 불가리아 핀란드 등지의 대사로 떠돌았다. 이번 발령은 1998년 1월 주폴란드 대사로 임명된 지 17년 만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평일은 평생 평양에서 감시와 견제를 받아온 인물”이라며 “그가 폴란드에서 너무 오래 머물다 보니 나름대로 세력화했을 가능성을 우려해 북한 집권세력이 인사를 단행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