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재… 부산 선박업체 크레인 구조물 떨어져 4명 사망

입력 2015-01-21 14:59

부산의 한 선박 구조물 제조업체에서 대형 크레인의 철제 구조물이 떨어져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21일 오전 9시46분쯤 부산 영도구 청학동 선박 구조물 제조업체인 ㈜거청에서 40t짜리 지프크레인의 3분의 2 지점에 있던 기계실이 20여m 아래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기계실 안에 있던 김모(58)씨 등 근로자 3명이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장에 함께 있던 근로자 박모(57)씨는 철제 구조물에 깔려 소방본부가 구조작업을 했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과 소방본부는 이날 사고가 근로자들이 크레인에서 기계실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려고 크레인과 기계실을 잇는 지지대를 절단하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실이 아래로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근로자들이 고정·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채 무리한 절단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크레인을 불러 기계실을 들어 고정하고 나서 해체해야 하는데 아무런 고정장치나 안전장치 없이 절단작업을 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크레인 제거작업이 세 차례 재하청을 거치면서 전문인력 투입 등을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고가 난 크레인이 있는 곳은 원래 대선조선 제2공장 부지였으나 지난해 12월 선박구조물 제조업체인 거청에서 매입해 대형 크레인들을 제거하는 중이었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조사가 끝나는 대로 목격자와 해체작업을 맡은 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사고경위와 해체작업을 하면서 작업안전수칙을 지켰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