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주년 여행비로 모은 500만원 기부한 부부

입력 2015-01-21 14:43

결혼 20주년을 맞은 한 부부가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모았던 돈 500만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내놓았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달 31일 잠실4동 주민센터에 한 모녀가 찾아와 결혼 20주년 기념 기부금이라며 500만원을 기탁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익명을 요구했다. 어머니는 “평소에는 지로 용지나 온라인 송금, ARS 등으로 보이지 않게 기부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가족 대표로 중학생 딸과 현장을 찾아 기부하게 됐다”며 “자식들이 소외된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결혼기념 여행경비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는 당초 결혼기념일인 지난해 11월 13일에 맞춰 가족여행을 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뜻 깊은 일을 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평소에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틈틈이 기부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자녀들이 소중한 이웃사랑을 배울 수 있도록 직접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녀는 자신들 가족이 부부와 4남매로 이뤄진 다둥이 가족이라고 했다. 해를 넘겨 결혼 20주년이라는 의미가 퇴색할까봐 2014년 마지막 날에 서둘러 찾아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민센터는 이날 받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