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경보 스타 선수들이 줄줄이 도핑에 적발돼 중징계를 받아 러시아 스포츠계가 충격에 빠졌다.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는 20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다섯 명의 도핑 적발 선수를 공개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경보 20㎞ 금메달리스트인 발레리 보르친(29)을 필두로 같은 대회 여자 경보 20㎞ 금메달리스트 올가 카니스키나(30)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경보 50㎞ 금메달리스트 세르게이 키르디얍킨(35),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경보 50㎞ 금메달리스트인 세르게이 바쿨린(29)과 같은 대회 남자 경보 20㎞ 은메달리스트 블라디미르 카나이킨(30)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5명은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만 4개(금3·은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메달 9개(금8·은1)에 이를 정도로 경보계에서는 세계적인 스타들이다.
RUSADA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서 보관하는 이 선수들의 생체 여권에서 혈액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나타났다”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징계는 2012년 시작한 것으로 소급 적용된다. 이 기간에 거둔 성적은 모두 사라진다. 그리고 보르친은 2012년 10월부터 8년간, 카니스키나와 키르디얍킨은 같은 시점부터 3년 2개월간, 바쿨린은 2012년 12월부터 3년 2개월간 선수 자격이 정지된다. 카나이킨은 2012년 12월부로 영구 제명됐다. 이들이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지만, 2009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의 메달은 IAAF의 결정에 의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에 러시아 스포츠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6년간 도핑으로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은 러시아 경보 선수만 25명에 달한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장관은 “이미 러시아육상연맹(VFLA)에 여러 차례 자체 정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했음에도 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VFLA가 국가적인 반도핑 정책에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노를 표시하며 “인적·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독일 방송사의 폭로로 “올림픽 팀의 99%가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 폭로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러시아 경보 스타들 무더기 도핑 적발돼 중징계
입력 2015-01-21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