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의도된 북한 소외작전? 국정연설서 한번도 언급 안해

입력 2015-01-21 14:52
ⓒAFPBBNews=News1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새해 국정연설에는 ‘북한’이란 낱말이 아예 없었다. 반면 쿠바와 이란에 대해서는 언급이 있었다. 일종의 ‘북한 무시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 정가에서는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제재 등에 비춰볼 때 북한에 대해 어떻게든 발언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또 적어도 ‘사이버 안보’ 강화를 얘기하면서 북한의 해킹을 비판할 것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채 “어떤 외국이나, 어떤 해커도 우리의 네트워크를 셧다운하거나 영업비밀을 훔치고 어린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없다”고만 지적했다. ‘어떤 외국’이 북한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사실상 북한을 거론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문에 북한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우선적으로 북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한, 미국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같은 미수교국인 쿠바에 대해선 외교관계 정상화를, 이란에 대해선 핵협상을 강조한 것도 북한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도 달라지면 쿠바나 이란처럼 될 수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과 민간 차원의 교류나 대화를 유지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단절시킨 것은 아니어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현재 진행 중인 대화나 접촉에 찬물을 끼얹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속내가 어떻든, 미 정가의 주된 관심사에서 제외된 북한으로선 향후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모종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