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 기대감에 스페인 국채 사재기 열풍

입력 2015-01-21 09:58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발표 기대감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스페인 국채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각국에서 몰려든 투자자들이 20일(현지시간) 하루 동안에만 역대 최저 수준인 1.66%의 금리로 발행된 스페인 국채를 230억 유로(약 29조원) 어치나 주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4%에 육박했다.

이런 스페인 국채 사재기 열풍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22일 예정대로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할 경우 스페인을 포함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국가의 국채 매입에 따른 이득이 클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채매입을 골자로 하는 ECB의 양적완화 조치는 스페인과 같이 금융위기의 타격을 크게 받았던 유럽 주변국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이런 기대에도 ECB의 양적완화 시행에 대한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강력한 반대가 지속하면서 유럽의 정치인과 은행가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25명으로 구성된 ECB 집행이사회도 양적완화 조치를 놓고 의견이 갈린 상태이며, 최근 독일 출신 이사들은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드라기 총재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포함한 독일 측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국채매입 방안을 발표하면서 각 회원국 중앙은행이 자국 국채를 매입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재정이 부실한 국가의 손실이 유로존의 다른 회원국으로 파급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독일을 제외한 많은 유로존 회원국들은 이런 방식을 취할 경우 양적완화의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