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18)군의 페미니스트(여권주의자) 혐오 정황이 포착되자 인터넷에서는 여러 추측들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여성 혐오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의 과거 활동이나 향후 여성가족부에 대한 직접적인 테러 가능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군을 향한 우려는 비난으로 바뀌었다. 김군의 트위터 계정에서 페미니스트 혐오 정황을 포착한 국민일보의 보도()가 나온 뒤부터다.
김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에는 지난해 10월 “지금은 남자가 차별을 받는 시대다(However, the current era is the era that male are being discriminated against)”라거나 “페미니스트가 싫다. 그래서 IS가 좋다(i hate feminist So I like the isis)”라고 적혀 있다.
21일 SNS에서는 김군을 향한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김군이 우려처럼 실종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IS에 가담했다면 구출하지 않아도 된다” “막연하게 사회를 부정하고 과격하게 행동하는 ‘중2병’(중학교 2학년 때 겪는 혼란·일탈 등의 심리상태를 일컫는 신조어)이 아니냐” “페미니스트가 싫어서 살인자 집단과 손을 잡은 꼴”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일베에서 활동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베 회원들을 비하하는 ‘일베충’이라는 표현을 이미 김군에게 붙였다. 일베는 그동안 지역과 인종, 성별 등에 대한 차별적 게시물로 수차례 물의를 빚었다. 특히 여성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는 일베 네티즌들의 주요 공격 대상이다. 여성 회원끼리 이성관계나 결혼관 등을 주제로 은밀하게 나눈 대화 내용이 일베 게시판으로 옮겨져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다만 김군과 IS를 비난하는 일베 회원들의 최근 반응으로 볼 때 김군의 일베 활동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김군의 페미니스트 혐오 정황이 드러난 계정에서는 IS 가담 방법을 숙지한 과정도 일부분 나타났다. 김군은 이 계정에서 IS 가담 방법을 문의하다가 누군가로부터 “개인적인 여행을 통해 터키로 가면 쉽게 합류할 수 있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을 만나라”는 댓글을 받았다. 댓글에는 연락처도 적혀 있었다.
서울시 금천구에 거주했던 김군은 부모에게 “터키에 있는 친구 ‘하산’을 만나기 위해 7박8일간 여행을 떠나겠다”며 지난 8일 이스탄불로 출국했다. 김군은 시리아 접경지인 킬리스에서 IS 대원을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킬리스의 호텔 직원은 “하산이란 사람을 아는가(Do you know Hassan)”라는 질문을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중2병? 일베? 페미니스트 혐오 왜?”… 실종 김군 미스터리
입력 2015-01-21 01:14 수정 2015-01-21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