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고 몸값을 주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IS의 인질 참수 위협을 받은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20일 확인한 동영상에는 IS 대원으로 보이는 복면 괴한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일본인 인질 2명과 함께 등장한다. IS 대원은 “72시간 안에 몸값으로 2억 달러(약 2180억원)를 지불하지 않으면 붙잡은 일본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말한다. 인질은 지난해 8월 IS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린 유카와 하루나와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라고 일본 공영방송 NHK는 전했다.
동영상은 IS의 언론을 담당하는 알푸르칸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IS 연계 무장단체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영상에 등장하는 IS 대원은 영어를 사용했다. 과거 영국과 미국 국적의 인질들을 참수할 때 등장한 영국 국적의 대원과 닮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IS 대원은 “일본 정부가 우리의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고 이슬람교도의 집을 파괴하는 작전에 1억 달러(1088억원)를 자랑스럽게 기부했다”며 인질을 붙잡은 이유를 밝혔다.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에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인터넷에서는 IS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소식을 전한 일본 인터넷 포털 사이트 뉴스 게시판에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말라” “야만적인 방식으로 겁을 주지 말라” “인질을 죽이면 국제사회의 반발만 살 뿐”이라는 원성이 나왔다. 일본 정부를 향해 “돈을 내고 석방하라” “국민이 죽는 것을 보고 싶은가”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한 네티즌은 “한국의 청소년은 IS에 가담하고 일본인은 인질이 됐다. 아시아도 IS의 테러리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한국인은 IS 가담, 일본인은 인질”… 충격에 빠진 일본
입력 2015-01-20 23:17 수정 2015-01-20 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