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들, 사우디 학계에 ‘블로거 태형’ 비판 촉구

입력 2015-01-20 17:55
노벨상 수상자 18명이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태형을 선고받은 사우디아라비아 블로거 라이프 바다위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학계가 정부를 비판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징역 10년형과 태형 1000대를 선고받은 바다위는 이달 초 태형 50대를 처음 맞았다. ‘사우디 진보 네트워크’ 공동 설립자인 그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에 의해 양심수로 분류돼 있다.

노벨 화학, 물리, 생리학(의학), 문학상을 받은 이들 18명은 자신들이 서명해 압둘라 왕립 과학기술대(KAUST)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반대할 자유’를 옹호할 것을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그러지 않으면 사우디 학계는 국제무대에서 고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우디 당국이 표현·사상의 자유를 여전히 제한하는 데 실망한다면서 “우리는 KAUST 성원들이 의심할 바 없이 이 같은 우려를 공감할 것이라고 믿고 공개토론의 장을 마련한 바다위에게 잔인한 형을 선고해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다는 사실도 인식하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KAUST 내부에서 반대할 자유를 옹호하는 영향력 있는 목소리가 들려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러한 자유 없이는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이 성공할 수 없다”고 부언했다.

서한은 아울러 프랑스 주재 사우디 대사가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 이후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시위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사고를 할 순간이 무르익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명에 참여한 노벨상 수상자는 마틴 챌피(화학상·미국), 존 맥스웰 쿳시(문학상·남아프리카공화국), 클로드 코엔타누지(물리학상·프랑스) 등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