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고관절(엉덩이관절) 탈구로 55년 동안 다리를 절며 살아온 환자가 뒤늦게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인공관절센터 장준동 교수팀이 지난해 11~12월, 제 위치를 벗어나 심한 통증과 보행장애를 유발하는 임경자(56·여·오른쪽 사진)씨의 양쪽 엉덩이관절을 모두 인공관절로 바꿔주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임씨는 선천성 고관절 탈구로 어려서부터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에 비해 5㎝가량 짧았다. 고관절이 제대로 붙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짧은 오른쪽 다리에 맞춰 걷다보니 임씨의 왼쪽 다리는 오자 모양으로 휘어진 상태였다.
수술 후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임씨의 이런 장애는 모두 개선된 상태다.
선천성고관절탈구는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고, 걷고 뛰는 등의 다리 운동을 가능하도록 하는 고관절이 골반에서 빠져 있는 질환이다. 선천성고관절탈구 환자는 다리가 짧아지고 근력이 약해지며 다리를 절게 된다. 또 이로 인해 몸통이 틀어지면서 척추측만증과 요통이 발생하는 등 다른 관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성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선천성고관절탈구는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중에 고관절탈구가 있는 경우, 자궁 안에서 거꾸로 위치해 있었던 아기, 다리를 펴고 안으로 모으는 차렷 자세로 기르는 습관이 있는 사회에서 발병률이 높다.
선천성고관절탈구 환자가 아무 치료도 없이 자연히 회복되는 경우는 드물다. 6개월 이전 신생아의 경우 보조기구를 통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걷기 시작할 무렵에는 대부분 탈구된 부위를 직접 맞추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수술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장애의 정도도 심해지기 마련. 따라서 조기발견 및 수술이 중요하다.
장 교수는 “아기에게 선천성고관절탈구가 있는지는 무릎 높이와 다리 길이가 같은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선천성 고관절탈구로 55년간 절던 환자, 인공관절수술로 정상 걸음 회복
입력 2015-01-20 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