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구급차 속 아이 아랑곳 않고 승용차 운전자 “보험처리하고 가라”

입력 2015-01-20 07:16 수정 2015-01-20 08:49
방송화면 캡처

골든타임, 응급환자에게 있어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중요한 순간이다.

그런데 1분 1초가 중요한 구급차 속 아이에게 사고에 대한 보험처리를 끝까지 요구하며 배려하지 않은 시민의 행동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19일 SBS 8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4살배기 뇌 병변 아이를 이송하던 구급차가 앞차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급차 속 아이는 심폐소생술을 할 정도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으나 구급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도 불구하고 모세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차량들이 길을 터주지 않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구급차가 근처 병원으로 방향을 틀기 위해 속도를 내던 순간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앞서 가던 승용차가 급정거하면서 구급차가 승용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구급차 운전사는 급한 마음에 보험 처리 해드릴테니 차를 옮겨달라고 사정했다. 그러나 승용차 운전자는 뭘 믿고 보내느냐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차를 움직이지 않고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여유까지 부리던 승용차 운전자 때문에 구급차는 10분 가까운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다급해진 구급차 운전사가 직접 사고 승용차를 옮긴 뒤에야 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아이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믿지 않았고, 손을 끌어 확인시켜주려 하자 매몰차게 뿌리치더라"며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행히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개인이기주의로 한 어린 생명이 생사를 넘나드는 절체절명의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편 경찰은 접촉사고와 별도로, 승용차 운전자에게 구급차 운행 고의 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