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시안컵 Day11] “호주 관광하려고 왔어?”… 줄줄이 탈락, 병풍으로 전락한 중동

입력 2015-01-19 18:24
아시아축구연맹 유튜브 채널 화면촬영

중동이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병풍’으로 전락했다. 가장 많은 본선 진출국을 배출했지만 8강 토너먼트를 앞두고 줄줄이 탈락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18일까지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A·B조에서는 동아시아의 우리나라와 중국,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소속 단체를 옮긴 오세아니아의 호주가 8강으로 진출했다. 중동의 오만,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낙오했다.

A·B조에서 중동이 다른 지역에 승리한 경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14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북한을 4대 1로 격파한 B조 2차전이 유일하다. 4개조를 통틀어 유일한 승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중동과 다른 지역의 남은 승부는 오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요르단과 일본의 D조 3차전뿐이다. 전력상 요르단이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호주아시안컵의 본선 진출 16개국 가운데 10개국이 중동이다. 절반을 넘어선 62%의 비율이다.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다른 지역을 압도한 수치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본선 진출국이 전무하다. 그러나 8강 토너먼트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중동은 3개국만 생존했다. 이 마저도 중동 국가들만 합류한 C조의 2장, 일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국이 중동 국가들인 D조의 1장 등 조 편성 결과만으로 안전하게 확보한 수치다.

중동의 8강 진출국 비율은 37%. 본선을 장악한 능력은 좋았지만 8강까지 생존할 능력은 부족했다. 생존한 중동 3개국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8강에서 탈락한다. C·D조 1·2위가 엇갈려 싸우는 8강 대진표상 중동끼리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동 맞대결을 피한 나머지 하나도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이겨야 한다. 4강까지 살아남을 중동 국가는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역설적이지만 중동 맞대결에서 안전하게 확보한 1장의 4강 진출권으로 볼 수 있다.

이미 8강 진출권을 확보한 이란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19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C조 3차전을 통해 1위를 가린다. 오는 20일 3차전을 벌이는 D조에서는 8강 진출권을 확보한 일본의 1위가 유력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