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회 출석률 한 세대만에 대폭 감소… 그러나 믿음은 여전히 굳건

입력 2015-01-19 17:37

영국인들의 교회 출석이 지난 30년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기독교의 핵심 교리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라이스터 대학 정치학 강사인 벤 클레멘츠가 1500명을 대상으로 9년 간격으로 실시한 4건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교회 출석률이 한 세대 만에 대폭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레멘츠는 그러나 신, 내세의 삶, 천국, 지옥, 죄악 등 5대 교리를 모두 믿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소폭 증가해 영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1년 조사 당시 지옥을 믿는다고 답한 사람들은 26.1%였으나 2008년 조사에서는 28.6%로 늘어났다. 내세를 믿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44%로 거의 변동이 없었고 죄악 교리를 받아들인다고 응답한 영국인은 절반이 넘었다. 더 타임스는 내세의 삶에 대한 설문결과에서는 세대별로 차이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예상 밖에 노년층이 청년층보다 내세의 삶을 덜 믿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클레멘츠는 “이런 현상은 세속주의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면서 “신자들이 세속주의가 득세하고 신앙 체계와 제도적 종교로서의 기독교가 사회 전체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인식에 맞서 그들의 믿음을 재확인한 결과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영국 성공회의 지도자들인 캔터베리 대주교와 요크 대주교는 지난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신자들이 갈수록 교회를 멀리하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두 지도자는 성명에서 “우리가 당면한 도전의 긴급함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예배참석률이 지난 수십 년간 매년 평균 1%씩 떨어지는데다 신자 연령대도 전체 인구에 비해 노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